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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인 고급스러움으로 동적인 SUV기준을 제시하다_볼보 XC90 T6 시승기 본문

T-REX Car Story/Car 시승기

정적인 고급스러움으로 동적인 SUV기준을 제시하다_볼보 XC90 T6 시승기

D.EdiTor 2019. 1. 2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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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안전'이다. 

볼보의 안전이미지가 강해진 시기는 1958년 자동차에 3점식벨트를 처음 도입한 뒤부터다. 자동차에 3점식 안전벨트가 도입되고 교통사고의 중환자수가  60%이상 감소했다 조사가 있을 정도이니 얼마나 대단한 기술였는 지 짐작할 수 있다. 

더 대단한 점은 운전자의 안전과 안전벨트의 보급을 위해 특허권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볼보 브랜드가 추구하는 목표 지향점을 알 수 있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안전'이미지를 가지게 된 점도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안전한 자동차라는 이미지는 마케팅과 세일즈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자동차의 성능이 향상되고 최신 기술이 도입되는 지금과 같은 시점에는 브랜드에 대한 보이지 않는 믿음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강력한 무기를 가진 볼보였지만, 성능과 스타일이 소비자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 해 잠시 도태되기도 했었다. 

역경을 뛰어넘기 위해서 많은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결국 돈이 있어도 기다려야 살 수 있는 자동차이자, 기다려서라도 사고 싶은 자동차로 자리바꿈하는데 성공했다.

너무도 강렬한 대표이미지 속에 다양한 장단점이 묻어지는 볼보. 

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 T6 시승을 통해 볼보가 강조하는 '사람 중심'의 철학과 환골탈태(?) 평가를 받는 디자인과 성능을 직접 경험한 내용을 정리해본다.

볼보 XC90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크다라는 위협감보다 탱탱하고 알찬 느낌의 당당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볼보가 강조하는 북유럽 특유의 심플한 스웨디시 럭셔리’에서 오는 담백하지만 모델 곳곳에 특징적인 디자인이 당당함을 느끼게 한 거 같다.

특히,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토르의 망치(Thor Hammer)’는 애칭으로 더욱 유명한 풀-LED 헤드램프는 XC90의 강인한 전면부 인상을 잡아주고 볼보 특유의 그릴과 함께 어우러져 더욱 고급스러우면서도 볼보만의 아이덴티티로 개성을 뽐내고 있다.


측면부는 큰 차체에 비해 낮은 전고로 더욱 넓어보이는 효과가 있고, 세련되면서도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여기에 사람의 중심의 디자인으로 사이드미러가 A필러가 아닌 도어에 장착해 운전자의 좌우측방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고,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으로 퍼포먼스에도 영향을 끼친다.

후면부는 간결하면서도 입체적인 효과를 주는 디자인으로 멋스러움을 담았다. 

특히, 스웨덴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유선형 LED 리어램프는 부드럽게 내려오는 라인이 대형SUV의 이미지를 한결 부드럽고 세련되게 만드는 요소이다.

전체적으로 과하지 않은 디자인 속에 포인트 요소요소가 스웨덴 태생임을 알리고 볼보라는 걸 강조하고 있는 거 같다. 

최근 대형SUV들이 강하고 직선을 더욱 살려 큰 이미지를 잡으려는 것과는 대조된다.

섹시한 익스테리어은 남을 위한 디자인이고, 우아한 인테리어는 나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말이 있다. 볼보 XC90의 인테리어는 한마디로 고급스러움을 넘어 우아했다. 

최근에 경험한 그 어떤 SUV보다 더욱 정갈하고 멋스러워 대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100% 천연 우드로 내추럴한 이미지를 살린 부분은 볼보를 더욱 볼보답게 만들어 준 디자인이다. 


여기에 XC90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슬롯처럼 느끼게 해준 세로형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크고 가독성이 좋았다. 

주변의 다양한 기능 버튼을 디스플레이에 넣어둬 볼보 아이덴티티를 살리고,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는 가족용 SUV에 어울리게 만들었다.

기어레버와 스타트 버튼, 드라이브 모드를 수직으로 정렬한 인테리어와 조작버튼 하나하나 세밀하고 특색이 강해 눈길을 끌었다. 

그 중에서도 스타트버튼은 과거 키를 넣고 돌리는 거 같아, 복고스러운 감성을 자극하고 특별한 조작방식으로 볼보를 잊을 수 없게 만든다.

볼보자동차가 자랑하는 인체공학적 시트는 1열부터 3열까지의 시트 높이를 모두 다르게 설치해 극장식 배열구조로 설계했다

이로 인해 차량 내 모든 탑승자에 탁 트인 전방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보다 안락한 승차감을 즐길 수 있다

2열 시트에는 볼보가 세계 최초 개발한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를 가운데 좌석에 배치했으며충분한 레그룸 확보를 위해 앞뒤로 간격을 최대 120mm까지 조절할 수 있게 했다

3열 좌석 또한 170cm 신장의 성인이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도록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인스크립션 트림의 시트에는 최고급 소가죽인 나파(Nappa) 가죽을 적용하고 1열의 운전석과 조수석의 좌석에 마사지 기능도 추가했다

 

2열과 3열의 탑승객을 위한 배려는 각종 편의 장치에서도 돋보인다. 2열에도 230V의 전기아울렛을 설치하고실내공기청정 시스템(IAQS, Interior Air Quality System) 기능이 포함된 ‘4 존 온도 조절(4 Zone Temperature Control)’기능을 추가했다

또한이중접합 유리로 안전까지 확보한 대형 파노라믹 선루프로 시원한 개방감을 즐길 수 있다


시동을 걸면 계기반에 수많은 단어들이 쭉 나열된다. 자세히 읽어보니 자동차의 안전을 지켜주는 다양한 기능들이 이상없이 작동하고 있다는 말을 하듯 '나 믿어'라고 말하고 사라진다.

안전 이미지가 괜히 만들어진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안전벨트를 맨다. 안전벨트 바클에는 1959라는 숫자로 안전벨트의 시작이 볼보임을 알리고 헤리티지를 강조한다. 차에 탑승하여 시동을 걸고 안전벨트를 매는 짧은 순간에도 볼보는 볼보브랜드가 가려는 방향과 아이덴티티를 수없이 되새긴다.

주행을 하기도 전에 다른 의미의 퍼포먼스를 느낀다. 볼보만의 강점이자 매력이라고 생각된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XC90 T6 모델로, 가솔린 다운사이징 2.0리터 4기통 엔진였다. 

T6엔진은 최대 출력 320마력최대 토크 40.8kg•m라는 파워풀한 성능을 자랑하고,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동시에 적용해 높은 반응속도로 퍼포먼스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운전한 구간은 김포공항-미아-용인-김포공항을 돌아오는 경로로 약 200km 거리였다. 

도심속 복잡한 상황을 경험할 수 있는 코스(강변북로/내부순화로)와 서울-용인간 전용도로의 고속구간을 통해 XC90의 퍼포먼스를 경험했다.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대형SUV임에도 차가 날렵하게 움직이며, 고속으로 갈수록 무게중심이 낮게 잡히며 운전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대형SUV 차체에서 오는 부담감이 적다는 점은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요소이고, 아마도 타 대형SUV보다 운전석 앞의 대시보드 폭이 짧아 시야확보가 큰 점도 심리적인 불안감을 줄여주는 거 같다.

80km 전후의 내부순환로 코너 구간에서 자동차가 물렁하지 않고 단단하게 잡아주며 코너링되는 걸 볼 때 운전자가 마음껏 조절할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이 구간에서 확인해 본 파일럿 어시스트는 앞차와의 거리와 일정속도만 유지하면 쉽게 작동되고 움직이는 걸 확인 할 수 있었다. 

파일럿 어시스트는 이미 널리 쓰이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에 방향 조종 기능을 더해 엑셀과 브레이크스티어링휠이 현재 차선 안에서 일정하고 정확하게 차량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종해 운전자의 피로도를 낮추고안전하고 여유 있는 운전이 가능했다. 

계기반 속 스티어링 휠이 초록빛일 때 내 마음도 편안한 그린라이트가 된 느낌이랄까? 신기술에 대한 불안감이 마음속에 내재된 상황에서 '볼보=안전' 이미지는 기술력까지 우호적으로 만드는 마법을 부렸다. 

파일럿 어시스트가 완벽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나타내는 단계라고 하여도  운전자가 양손을 스티어링 휠 위에 올려 놓지 않는 상황이면 조향 보조가 자동적으로 종료되는 적극적인 조치도 사고예방도 되고 마음적으로 안심이 되는 요소였다.

추가로 고속도로에서 확인한 고속 주행성능과 편의장치는 운전자의 피로도를 낮추고, 운전의 재미를 높여줄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증명했다.

개인적으로는 XC90이 제공하는 드라이브 모드를 다 경험하지 못 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에코/컴포트/다이내믹/개인/오프로드 모드는 각 주행환경에 따라 최적화된 퍼포먼스를 제공하는데, 연료효율을 높이기 위해 엔진과 변속기 시스템을 높이는 거와 함께 차체 높이를 유동적으로 조절한다는 점이 인상적였다.

에코모드에는 10~20mm 낮추고, 컴포트 모드에서는 차체를 10mm정도 높이는 등 몸으로 느꼈던 무게중심 변화가 드라이브 모드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도 재미있는 부분였다. 

SUV 진면목을 느끼기 위한 오프로드를 경험하지 못 한 부분은 아쉽다.

XC90은 순간 순간이 즐거웠던 모델였다. 

차에 탑승하고 안전운전을 하기 위해 안전벨트를 하고 시동을 걸고 바라본 계기반과 부드럽게 조작한 기어노브까지 하나 하나의 그림들이 물 흐르듯 연결된 영화와 같았다.

자동차를 이야기할 때 동적인 부분을 많이 이야기 하지만, 볼보 XC90은 정적인 순간 순간들이 인상적였다. 

이런 정적인 이미지들이 하나로 연결되며 볼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XC90의 정적인 느낌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음향을 빼놓을 수 없을 거 같다. 영국의 하이엔드 스피커인 바워스&윌킨스(B&W, Bowers & Wilkins)를 적용했는데 B&W 사가 자랑하는 인공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고음 재생용 트위터와 방탄조끼에 사용되는 케블라(Kev\lar) 소재로 만든 스피커가 차내에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음향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탑승자가 취향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음의 선명도와 입체음은 세세한 조절이 가능해 오감만족을 시켜줬다. 

특히, 스웨덴 예테보리 콘서트홀의 음향조건을 옮겨놓은 모드는 개인공간의 안락함 끝판왕 수준였다. 

대시보드와 1열 좌석의 양쪽 도어, 2열 좌석의 양쪽도어와 루프에 총 19개의 스피커, 뒷좌석에 위치한 에어 서브우퍼(Air Sub-woofer), 1,476와트의 출력을 자랑하는 하만 카돈의 D 앰프까지 설치해 탑승객 모두가 실내공간을 꽉 채우는 웅장한 사운드에 매료될 수 밖에 없다.

다음으로 대형SUV는 기본적으로 4인 가족 이상이 탑승한다는 점에서 탑승자들의 공간만큼이나 적재공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형SUV 모델들을 타보면 의외로 적재공간이 작은 경우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아이 3명과 다니는 조건은 대형SUV를 탄다고 하여도 항상 공간이 부족해 무엇을 뺄까 고민하는 상황이 나왔다.

그런 면에서 볼보 XC90의 트렁크 공간은 유모차 2개와 아이들 짐을 넣고도 넉넉함이 있었다. 

공간과 함께 유모차를 가로/세로로 넣을 수 있는 폭과 깊이도 중요한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볼보 XC90을 운전하면서 느낌 점은 브랜드가 말하는 '스웨디시 럭셔리의 정수'가 정확하게 무엇인 지 이해할 수 있었고, 사람 중심의 철학을 담은 디자인과 기능이 어떻게 구현되었는 지 경험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거나 특별한 자동차는 특장점이 명확한 자동차들였다. XC90은 재미있거나 특별하지만 그 특색으로 인한 불편함이 적도록 배려하는 자동차였다. XC90을 운전한다는 것은 볼수록 매력있는 친구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느낌 아닌 느낌이 드는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