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중형SUV가 펀(Fun)하다_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시트로엥 브랜드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2014년 여름였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처음 본 시트로엥은 대중적이지 않은 유럽 감성에 상큼한 튀는 맛이 별미인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였다. 여기에 더 인상 깊었던 점은 시승하며 느껴본 자동차는 있을 거만 최소한으로 있는 미니멀리즘의 끝판왕이자, 최강 연비를 자랑하는 기술력을 가진 브랜드라는 점이다.

기술력의 자신감이 디자이너의 로망을 채워주고 CEO의 고집(?)을 만족시켜주는 브랜드. 시트로엥은 유럽에서 대중적인 브랜드이면서도 개성 강한 실속파들까지 만족하며 탈 수 있는 브랜드로 그 독특함이 좋았다.

국내 소비자들이 대중적이라고 느끼기 어려운 요소가 실내외 디자인 곳곳에 숨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부분들이 태산을 이루며 인터넷 안티들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트로엥 브랜드에서는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는 도전을 하고 자동차에 담아내고 오너의 개성까지도 표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런 사랑으로 아마 2016년~2017년 사이에 시트로엥 브랜드 시승기를 가장 많이 쓴 사람이 내가 아닐까라는 자신도 한다. 시트로엥 직원으로 생각할 정도였으니....ㅋㅋ

그런 시트로엥과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C3 에어크로스까지 이어졌으니까~~ 참 대단한 인연이다.

그런데, 나름 사랑하는 시트로엥 자동차를 작년 이후 경험하기 너무 어려워, 좋아하는 상대를 자주 만나지 못 하는 아쉬움이 커 상사병에 걸릴 정도였다. 약간의 오버 작렬이나....사실 가장 재미있게 시승한 브랜드임에는 확실하다.

이러던 중 한불모터스 강북전시장을 통해서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를 시승할 기회를 얻게 되어....너무도 즐겁게 빠르게 시승일정을 잡아 경험해 보았다.

C5 에어크로스는 자동차 매체 기자들이 평하길 지금까지의 그 어떤 시트로엥보다 편안하고 운전이 편한 모델이라는 평과 함께 시트로엥만의 개성도 포기 안 한 모델이라 시트로엥이 원하는 대중적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대중적이라는 표현은 한국 소비자들 기준에 대중적이란 표현으로 한국소비자들이 거부감을 덜 느낄 수 있는 모델이라는데 어떤 부분이 어떻게 바뀌었을 지 너무도 궁금했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의 첫 인상은 귀엽고 둥글둥글한 이미지이지만, 만만해 보이지 않는 당찬 크기의 모델였다. 외관 디자인은 전면부의 주간주행등을 이은 더블 쉐브론 엠블럼, 독특하게 모델링 된 높은 보닛, 지름 720mm의 거대한 휠하우스 등 지금까지의 시트로엥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개성 강한 SUV 특유의 강인함과 역동성을 표현했다.

유하고 둥근 이미지만을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을 날렵한 주행등과 헤드램프로 이미지도 순화시켜 다양한 색깔을 갖게 했다. 

측면디자인은 A필러와 B필러를 검정 크롬으로 감싸고 검정 쿼터글라스를 사용해 루프가 공중에 떠 있는 독특한 형상을 만들었다. 여기에 사이드 윈도우를 감싼 'C' 자형 크롬 테두리, 도어하단과 프런트 범퍼에 위치한 에어범프 인서트, 투톤 루프바 등 강렬한 그래픽 요소는 시트로엥 특유의 감각과 개성을 더해준다.

후방 디자인은 그냥 아기자기 둥글둥글 귀여움으로 표현된 모습인데, 이런 모습은 4개의 3D LED 모듈로 구성된 입체적 리어램프가 방점을 찍는다. 개성 강한 디자인으로 중형SUV 최고의 유니크한 스타일로 완성됐다. 

전체적인 이미지는 유순한 덩치의 모습을 보이지만, 지금까지 시트로엥에서 느낄 수 없는 당찬 모습이 느껴져 실내디자인과 공간을 어떤 식으로 장식했을까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당차게 느껴질 정도로 큰 차체는 실내공간의 마법사라 불리는 PSA 기술력으로 휠베이스를 어디까지 늘렸을까라는 궁금증을 불러모았다.

전장은 4,500㎜로 길지 않지만 휠베이스가 2,730㎜, 전폭 1,840㎜로 C 세그먼트 SUV로는 충분히 넓은 공간을 자랑했다. 아이들과 항상 함께 시승하는 입장에서 전폭 1,840mm에 2열 3개의 개별시트는 카시트 3개를 설치하기에 딱 좋았다. 이 부분은 푸조와 시트로엥 브랜드만의 특징으로 C5 에어크로스 2열에 카시트 3개를 부담없이 설치할 수 있는 모델이 C4 스페이스투어러 모델 말고 또 생겼다는 점에서 반갑기도 했다.

운전석에 앉아서 본 차량의 앞 본넷은 생각보다 차폭감이 커 C4 스페이스투어러처럼 여성운전자(엄마)가 운전하기 좋은 차와는 다른 느낌였다. 아마도 MPV와 SUV 차이일 수도 있지만, C5 에어크로스는 확실히 시트포지션도 약간 더 높고 위엄이 더 크게 느껴지는 모델였다.

개인적으로 실내 공간이 더 편안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한 가지 있었다. 보통 편안한 자동차 또는 넓은 자동차를 말할 때 1열 시트와 2열 시트 사이의 공간을 이야기하며, 무릎과 1열 시트 뒷부분이  얼마 떨어져있는 지를 말하곤 한다. 

C5 에어크로스는 1열과 2열 시트 사이의 공간도 부족하지 않았지만, 더 중요한 2열 시트의 높이가 무릎을 편하게 쭉 펼 수 있을 정도로 시트포지션이 높아 상대적으로 더 넓게 느껴졌다.

성인의 경우 시트포지션이 낮으면 무릎이 앞으로 굽어지며 불편함을 느끼고, 카시트를 한 아이들은 발이 앞에 걸려 좁게 느껴지는데 C5 에어크로스는 이런 부분에서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다. 앉을 때 편안하고 넓게 느껴지는 이유였다.

전체적인 공간은 외부에서도 둥근 이미지로 큰 느낌이 났지만, 실내 공간은 긴 휠베이스의 영향으로 성인 또는 카시트를 한 아이들이 타기에도 충분히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다.

실내 디자인은 외부 디자인에 적용한 둥근 사각형의 그래픽 요소를 스티어링 휠과 에어컨 송풍구, 도어트림, 손잡이 등에 적용해 통일성을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계기판은 시인성이 우수하고 운전자 취향 따라 다양한 그래픽 설정이 가능한 부분이 만족스럽다. 

대시보드 상단 터치식 디스플레이는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지원해 연동 시 편리한 사용 또한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기본 장착 내비게이션보다는 안드로이드 오토기능을 통한 내비게이션을 선호하는데, 연결방식이 간단해 사용하기도 좋았다. 

공간을 이야기하면서 빠질 수 없는 트렁크 공간은 가로폭이 넓고 속이 깊어 원하는 물건을 넣어두기 좋았다. 거기에 트렁크 아래 선반을 열면 숨은 수납공간이 있어서 작은 물건들을 정리하거나 넣기가 좋았다. 실 수치로는 최대 1630리터, 길이 1.9미터의 짐까지 실을 수 있는 넓은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단지 아쉬운 점은 실내공간의 장점으로 표현한 높은 시트포지션이 트렁크의 높이를 높게 만든 것인지 모르겠지만, 트렁크 높이가 조금 높은 편이라 무거운 짐을 올리기 어려울 수도 있어 보인다.  

다음으로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77마력에 최대토크는 40.82kg.m으로 일상에서 피곤함을 전혀 느끼기 어려운 성능과 뛰어난 연비로 만족도를 높였다.

실제 시승코스로 미아에서 안산 제부도까지 주말에 다녀오는 구간은 약 4시간의 주행을 할 정도로 막혀도 너무 막히는 구간이었다. 거리상으로는 약 140km 정도였지만, 도심을 빠져나가고 들어오는 구간의 정체가 생각보다 너무 극심했다.

다행히 30km/h 정도의 속도는 유지가 가능하여 정체구간 동안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적절히 이용하며 피곤함을 줄일 수 있었다. 앞차와의 거리를 능동적으로 조절하고 막히는 구간에서 치고 달리고 멈추는 반복주행 속에서도 빠르게 응답하며 도로상황에 잘 적응했다.

고속구간을 달려본 경험으로는 2000rpm 이하에서 최대토크가 발동되는 모델의 특성상 저속에서 60km/h 전후의 중속까지 올라가는 힘에 막힘이 없었고, 고속으로 올라갈 수록 차가 조금 더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며 훌륭한 달리기 성능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는 높은 시트포지션으로 차의 무게중심이 높이 잡힌 건 아닐까에 대한 걱정도 있었는데, 시트포지션과는 무관하게 낮은 중심을 잘 잡아주며 시트로엥만의 코너링과 주행감으로 고속에서도 쫀득하게 차를 컨트롤해줬다. 

푸조와 시트로엥을 타면서 가장 반가운 코너링은 저속과 고속에서 안전감을 배가 시켜주는 요소라는 점에서 운전의 재미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안정으로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게 해줘 즐거웠다.

여기에 시트로엥의 능동형 차선이탈 방지, 사고를 예방하는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등 19가지 운전자 주행 보조장치는 위급할 때 발동되며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요소였다. 

시트로엥 모델을 운전하면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한 가지 '연비'는 그냥 말할 필요가 없을 거 같다. 정체구간이 많아 평균속도가 높지 않았지만, 급가속과 급정지를 하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만으로도 놀라운 연비가 나왔다.

평균속도 38km/h에 58km 주행 구간동안의 평균연비는 20.0km/L. 

최대 연비는 20.8km/L까지 나왔는데 고속구간에서 조금 더 달릴 수 있었다면 1km/L 이상은 더 높게 나왔을 것으로 예상된다. 2.0 디젤 모델의 복합연비가 12.7km/L(도심 11.8km/L, 고속 14.0km/L)라는 점을 고려할 때 놀라운 연비였다. 

2.0 디젤모델의 연비가 이런데, 복합연비가 14.2km/L인 1.5 디젤을 탔다면 어떤 놀라운 수치가 나왔을 지 궁금하다. 물론, 우리처럼 아이 3명 있는 5인 가족이라면 2.0 디젤 모델이 높은 파워성능으로 연비가 더 높게 나오겠지만 말이다.

오랜만에 만나본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는 그동안 만나고 싶어했던 시트로엥 그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았다. 아니 더 멋진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매력있는 시트로엥의 가솔린 모델을 볼 수 있다면 더 매력적인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들었다. 디젤과 다른 엔진음, 치고 달리는 가속감 등 가솔린 모델만의 매력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을 한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는 확실한 매력을 갖춘 모델이다. 유니크한 디자인과 뛰어난 주행감, 그리고 비교할 수 없는 연비. 여기에 세세한 디자인 포인트 요소들이 왜 시트로엥은 엔지니어보다 디자이너가 더 영향력을 발휘하는 브랜드라 평가하는 지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브랜드이다. 

모든 자동차가 다 똑같을 필요도 없고, 비슷한 성능을 보인다면 얼마나 무료할까? 항상 새로운 것과 재미있는 요소를 찾았던 앙드레 시트로엥 창업주의 정신이 100년 넘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외를 표하며, 시트로엥이 추구하는 펀하고 편안함이 모든 사람에게 대중적으로 느껴질 수는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시트로엥이 조금 더 많이 보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그러면 니가 사라 시트로엥~!! 그러지 마소!! 남들보다 시승기 많이 쓴 이유가 그 이유 아니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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