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렉스 Car Story
디자인 컬래버로 재탄생하는 자동차 본문
자동차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표하는 말 중에는 '움직이는 조각상'이라는 표현이 있다. 아름다운 자동차들은 퍼포먼스가 없어도, 디자인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아름다운 자동차의 디자인을 생활속으로 그대로 가져오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패션ㅁ가구ㅁ가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식으로 다른 업종의 디자인을 활용 또는 응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디자인언어로 '컬래버'(Collaboration의 준말)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자동차 컬래버 제품을 처음 본 곳은 지금은 폐업해 없어진 일산의 피규어랜드이다. 그 곳은 폐차에서 나온 3만 여개의 부품으로 만든 상상 속 외계생명체, 게임캐릭터, 동물, 공룡 등 피규어 1000여 개가 전시되었던 곳이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눈에 띄는 가구가 있었다. 티케팅하는 안내데스크였는데, BMW의 범퍼와 그릴을 그대로 살린 나무 테이블였다.
단순히 가구에 BMW의 전면부로 막은 디자인었으나, 자동차와 연관된 장소 이미지를 강하게 떠올리게 하는 인상깊은 디자인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면 자동차를 활용한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는데, 작품들 역시 훌륭했으나 또 눈에 띄는 컬래버 가구가 있었다.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마련된 소파였다.
테일램프를 살려 자동차의 감성을 그대로 담은 소파의 디자인은 보이는 그대로 너무 편안했다. 이 소파를 보니, 반대로 편안한 소파 이미지를 그대로 자동차 시트에 응용해 편안한 실내공간 이미지를 만든 시트로엥 C4 칵투스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어떤 의미를 담느냐에 따라 디자인의 멋과 아름다움은 배가 된다.
해외에서는 자동차 디자인을 그대로 살린 가구 컬래버는 오랜 역사를 가졌다.
집안의 인테리어와 가구 선택은 아직 여성들의 영역(?)이지만, 자동차와 컬래버한 가구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자동차를 좋아하는 남성들의 마음을 잡고 개인공간에 대한 영역표시(?)를 확실히 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가구는 소파와 책상이다.
스메그 500은 빈티지 스타일, 디자인, 기술적 노하우를 공유하여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2013년 유럽에서 첫 선을 보인 가전인데, 유럽에서는 큰 화제를 모았던 상품이다.
스메그 500은 1957년 처음 생산된 피아트 자동차의 대표 소형차 '친퀘첸토'의 엔진 룸이 차체 뒤에 있어 앞부분의 공간은 트렁크 역할을 한다는 점을 착안해 냉장고로 전환해 만든 상품이다. 냉장고의 디자인은 원형 전조등과 안개등, 크롬 도금된 범퍼를 그대로 살리고, 보닛을 누르면 자동차 계기판을 연상시키는 냉장고 온도 조절 장치가 앞에 설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의 감성과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한 냉장고의 가격은 8500달러(약 1,000만원)임에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하니 디자인 컬래보의 힘이 아닐까?
멋진 디자인의 제품을 결합한다고 훌륭한 디자인이 완성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좋은 디자인이라고 해도 두 업종간의 지향하는 목표와 섬세한 디테일 안에 전체적인 조화가 없다면, 디자인 컬래버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까지 자동차의 콜라보라고 하면, 자동차 안에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패션 브랜드들의 특징을 입히는 튜닝 정도의 협업을 생각했을 것이다. 다른 업종간의 디자인 컬래버는 단순한 튜닝을 넘어서는 생동감과 감성을 담고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디자인이라고 해도 두 업종간의 지향하는 목표와 섬세한 디테일 위에 전체적인 조화가 없다면, 디자인 컬래버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더 다양한 자동차 디자인 컬래버 상품들이 탄생하길 바라며, 다음 자동차 디자인 컬래버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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