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렉스 Car Story
시간을 거스르는 상상 이상의 즐거움_볼보 XC60 T8 시승기 본문
최근 몇년 사이 디젤자동차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서,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자동차 판매로 연결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전기차는 주행거리에 대한 아쉬움과 충전소 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성장에 제한요소가 되고 있다.(솔직히 국내 전기차 판매는 전기차 보조금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지만 말이다.)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고, 국내 인기 모델들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다면 구매비용의 차이가 있더라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친환경 트렌드를 꿰뚫고 브랜드 중장기목표를 세우고, 세부전략을 발표한 브랜드가 있다. 바로, 볼보이다.
볼보 브랜드는 친환경기업의 이미지에 걸맞는 브랜드 중장기목표로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를 신설 강화하고, 디젤 모델 생산을 2024년부터는 중단하겠다고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2017년 발표했다. 당시 디젤차는 유럽 판매모델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이 큰 상황이었기에, 볼보의 결정은 큰 방향을 불러모았다.
이런 영향으로 볼보 라인업에는 친환경모델들이 확장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볼보 XC60 T8도 볼보가 자랑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친환경기술이 적용된 모델이다.
볼보에서 XC60 모델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하게 볼보를 대표하는 SUV 모델이자 주력모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2017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2세대 모델이 최초 공개하기 전까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유럽시장에서 3년 연속 프리미엄 미드(mid-size) SUV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한 베스트셀링모델이자,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판매기록을 갱신한 명실상부한 효자모델이기 때문이다.
볼보 XC60 T8 PHEV는 그런 면에서 생산자 입장에서는 가장 인기모델에 자신있는 친환경기술을 도입해 파급력을 높인 모델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볼보에 대한 니즈와 글로벌 트렌드가 절충된 높은 상품성을 가진 모델이라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2017년 9월 볼보 XC60이 출시한 이후 사고 싶어도 못 사는 모델로 불리는 인기모델에 플로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2018년 출시되었을 때 소비자의 반응도 좋았다. 현재 브랜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대이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도심형 SUV를 지향하는 XC60은 스칸디나비안 내∙외관 디자인과 볼보자동차의 ‘사람중심(Human-centric)’ 철학을 실현해 최신 안전기술 및 편의시스템, 우수한 주행성능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깃들인 모델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볼보 XC60의 첫인상과 승차 했을 때의 느낌은 지금까지의 볼보 그 어떤 모델보다도 느낌이 좋고 편안한 마음이 들게 했다. 전체적인 디자인의 고급스러움과 다이나믹함의 조화로웠는데 이는 '완벽한비율'에 초점을 둔 디자인철학에서 나온 것으로 보였다.
볼보자동차 최초의 한국인 디자이너인 이정현(Expert Senior Exterior Designer)씨가 메인디자이너로 참여한 XC60 외관디자인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그릴과 연결된 헤드램프/측면의 날렵한 라인/XC90과 차별화된 리어램프 디자인을 표현하기 위해 매우 힘든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실제로 외관디자인은 XC90과 유사한 이미지를 가진다. 볼보의 새로운 패밀리룩인 새로운 아이언 마크와 T자형 헤드램프, 세로형그릴 등의 90 클러스트를 담으면서 볼보만의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잡았다.
여기에, XC60만의 ‘토르의망치(Thor Hammer)’라 불리는 T자형 풀-LED 헤드램프와 입체적인 그릴바를 균형을 잡으며 길게 디자인하여 세그먼트에 어울리는 우아하면서도 다이내믹한 느낌을 인상 주기 위한 노력을 알 수 있었다.
측면은 전체적인 선들이 물 흐르듯 막힘없이 유유히 흘러가는 이미지이다. 너무 과한 표현보다는 심플하지만 필요한 부분에만 디테일을 담아 세련됨을 유지했다.
브랜드에서는 '캐릭터라인(Character line, 차량의 캐릭터와 비율을 결정짓는 측면 중간의 수평으로 그은 선)'과 '벨트라인(belt line, 자동차차체에서 옆면 유리창과 차체를 구분짓는 측면의 수평선)에 최소한의 라인만을 사용해 명료하고 강렬한 이미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으로는 직선을 활용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살리고, 볼보 XC60만의 비율로 더 웅장하고 큰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한 디자인은 만족도가 높았다.
이는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는 의미를 지닌 스웨덴의 ‘라곰(Lagom)’이라는 개념을 반영해 다이내믹하면서 안정감 있는 완벽한 비율을 XC60에 담았기 때문이라는 브랜드의 설명에 수긍이 가는 부분였다.
2세대 XC60의 외형적인 변화의 비밀 중 하나는 1세대 모델 대비 전장은 45mm, 전폭은 10mm 늘리고, 전고는 55mm 낮춘 차체 크기에 있다.
전장과 전폭은 늘려 크기는 커졌지만 전고를 낮춰 스포티하면서도 다이나믹한 이미지를 만들어 커진 크기로 인한 둔탁한 이미지를 없앴다. 여기에 늘어난 전장 이상으로 휠베이스를 90mm 늘린 2,865mm로 조절해 내부공간에 대한 배려도 놓치지 않았다.
우스개소리로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고, 그 다음은 비율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볼보 XC 60은 얼굴과 비율 모두를 잡은 패션리더 같은 디자인을 가졌다. 동승한 와이프의 입에서 멋스럽다는 표현이 정말 많이 나온 이유가 아닐까??
눈의 즐거움 다음으로 운전석에 앉은 뒤에 시동은 켠 뒤에는 나도 모르는 웃음이 나왔다. 내가 정말 좋은 전기차에 탔다는 걸 너무 직접적으로 한번에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조용하면서도 직관적인 움직임과 페달에서 스티어링 휠까지 일련의 동작이 너무도 빠르면서도 부드럽게 동작하여 무조건 주행을 많이 해봐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정말 운전을 하고 싶게 만드는 차는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기쁨의 혼잣말이 나올 정도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엔진이 적용된 XC60 T8은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동시 적용한 볼보자동차의 4기통 2.0리터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모델이다. 최고출력은 405마력(가솔린엔진 318마력+모터 87마력)을 발휘하는 고성능 SUV로 도로주행에서 치고 달리는 능력은 탁월함 그 자체였다.
가솔린엔진으로는 2,200-5,4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 40.8kg•m를 내는데, 도심형 모델들의 특징인 2,000rpm 전후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경쟁모델과 다른 부분도 이색적였다.
아마도 퍼포먼스 자신감에서 오는 세팅으로 보이는데, 고RPM에서 힘을 몰아넣은 세팅은 장거리 운전에서 더 탁월한 장점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전기모터로는낮은엔진회전구간에서(0-3,000rpm) 최대토크 24.5 kg•m를 발휘한다.
XC60 T8 파워트레인에 적용된 엔진기술인 ‘트윈엔진’은 가솔린 엔진의 동력으로 앞바퀴를 구동시키고, 약 80마력의 전기모터가 뒷바퀴를 구동하는 4륜구동 시스템기술이다. 고압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터널모양의 콘솔 안에 위치해 최상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중량을 분산해주어 향상된 주행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XC60 T8 AWD의 복합연비는 휘발유 기준 10.8km/ℓ(도심: 10.3 km/ℓ, 고속도로: 11.3km/ℓ)인데 평균적으로 13km/ℓ 연비는 무난하게 나왔다.
전기 기준 복합연비는 3.0km/Kwh(도심 3.0km/Kwh, 고속도로주행3.0km/Kwh)이지만 주행감이 좋다보니 조금 더 악셀을 밟게 되는 경향이 생겨 더 좋은 연비가 나오지는 못 했다.
순수전기차 모드(XC60 T8 에서 퓨어(Pure)모드)를 선택해 주행하는 경우, 1회 충전뒤 최대주행 가능한거리는 33km이다.
그런데, 굳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타면서 연비를 신경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에 충전하는 방식에 대한 숙지와 이해는 필요하지 않을까?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연기관을 힘을 통해 전기동력을 충전시키면서 사용하는 모델이라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기차에 조금 더 가까운 모델답게 충전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하니까~!!
뭐 그렇다고 어렵지는 않다. 주차 후 충전 시에는 전기충전기 전원에 충전어댑터를 먼저 연결한 후, 차량에 연결하면 충전이 된다. 충전이 완료된 뒤에는 차에서 먼저 제거 후에 충전어댑터를 제거한다. 끝
그런데, 하이브리드 모델의 특징이 주행 중에는 자가 충전이 가능하다라는 점을 잘 이용하면 유지비를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다. 장거리 또는 정속/고속 주행을 할 때에 하이브리드 모드 설정으로 바꿔만 주고 Charge 버튼을 누르면 조금 더 쉽게 충전이 가능하다.
5일간의 시승으로 어느 정도의 효율성이 있고 탁월한 연비가 나오는 지 확인은 어려우나, 커뮤니티에 올라온 인증샷을 보면 하이브리드 모델을 잘 활용하는 운전자들은 26km 이상의 연비를 자랑하기도 했다. 아마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생활속에서 오래 사용할수록 생활속 다양한 노하우와 팁을 통해 연비갑 모델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볼보를 운전하면서 느낀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안전장치와 파일럿어시스트와 같은 인텔리세이프(IntelliSafe) 시스템였다.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을 많이 쓰는 브랜드이고, 기술력도 좋은 브랜드라 가족과 함께 타는 자동차로의 선택에는 후회가 없을 거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기능은 시티세이프티 시스템이다. 볼보자동차가 세계 최초 개발한 긴급제동시스템인 시티세이프티에 조향지원(Steering Support)기술을 추가한 최신버전이 XC60 모델에는 적용되어 있다.
조향기능은 50-100km/h의 속도범위에서 작동하며, 밤낮에 관계없이 자동차, 보행자, 사이클리스트, 앞에 있는 큰 동물을 인지할 수 있다. 그 어떠한 위험에 대한 경고도 줄 수 있으며 이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자동으로 제어를 걸어 충돌을 피하거나 그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도와준다.
여기에 XC60에는 세계 최초의 안전 혁신기술인 ‘접근차량 충돌경감 제동기능’이 탑재됐다. 이는 전방에 자동차가 운전자를 향해 달려올 때에 생길 수 있는 불가피한 사고를 자동으로 제어하면서 이를 방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기능은 차선이 선명하게 표시된 도로와 4km/h 이상의 속도 범위내에서 작동하며, 시스템이 작동하면 작동을 알리는 'City Safety자동개입' 메시지가 운전자 계기판 중앙에 표시된다.
운전 숙련도에 상관없이, 그리고 내 운전실력에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유용하고 좋은 기능인 거 같다. 물론, 이런 기능이 있는 지도 모르게 안 쓰는 게 가장 좋겠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인테리어에 대한 정리를 하겠다. 볼보 XC60의 인테리어는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의 눈을 즐겁고 몸은 편안하게 하는 스타일을 가졌다.
스웨디시 스타일이 심플하지만 기능미를 갖춘 디자인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천연소재를 적용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 적용돼 탑승객이 차량내에서 자신의 방처럼 여유를 즐기며 안락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같이 동승한 와이프는 천연우드트림, 크롬스위치 등 수공예 요소를 활용해 마감한 퀄리티를 보면서, 볼보 브랜드가 프리미엄의 수준을 높인 거 같다는 평가도 했다. 특히,천연나뭇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우드트림은 스웨덴 해변에서 볼 수 있는 드리프트 우드(Drift wood)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자동차도 집과 같은 또 하나의 주거 개념의 공간으로 재해석한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최상위 트림인 T8 인스크립션 모델에는 볼보의 품격을 높이는 디자인이 하나 더 있다. 250년 역사를 지닌 스웨덴의 명품유리 제조사인 오레포스(Orrefors)의 크리스탈 글래스로 제작된 크리스탈 기어레버가 그 주인공이다.
정교하게 조각한 디자인과 손의 감촉까지 부드러우면서 시원한 느낌은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이 보여줄 수 있는 우아함과 아름다움의 정수를 느낄 수 있었다.
볼보 XC60 T8 모델이 출시한 지는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하지만, 명품은 시대를 앞서가고 가치는 영원하다는 말처럼 트렌디하면서 혁신적인 기술은 지금의 그 어떤 모델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볼보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하고, 최근에 이보다 좋은 모델이 있었나를 떠올려보니 딱히 비교할 모델 자체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이 기분과 생각이 내년에도 크게 바뀌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 정도의 상품성과 가치를 가진 모델이다. 그만큼 잘 만들었고, 왜 6개월을 대기해서 구매하려고 하는 모델인 지 알 수 있는 시간였다. 또 시승하고 싶다는 말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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