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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진심(眞心)은 소비자에게 통(通)하였는가?

D.EdiTor 2017. 12. 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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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위기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동차 판매 부진, 국내외 차별화 전략,고객과의 소통 부족, 차량 안전성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엉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내부에서도 글로벌 시장변화를 점검하고, 생산성 문제 해결 및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 면면을 보면, 현재의 상황을 시장변화와 생산성의 문제로 판단하고, 문제의 근원을 내부보다 외부에서 찾고 있는 걸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2년 사이 상품성 좋은 모델(그랜저/싼타페 등)을 공개하고, 소비자 니즈에 맞춘 틈새시장 모델(코나/i30/i40 등)도 연이어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로 소비자의 마음을 잡지 못 하면서 위기론이 오히려 커지는 상황이다. 

물론 현대자동차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마음을 전하고, 고객이 오해하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이런 노력들은 제 3자 입장에서 볼 때, 최종 목표점이 소비자들의 불신과 불안 해소가 아닌 세일즈를 위한 변명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오해와 불신이 커지기도 했다.


작년 12월 30일에 '안티현대차' 정서,현대자동차는 2017년에는 극복 가능할까?'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글의 내용은 '현대자동차의 노력을 소비자들도 조금만 더 두고 봐보자'라는 내용이었다.

'안티 현대차' 정서의 근원은 소비자가 본인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부분이기에, 소비자 입장에서 걱정하는 '피해'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당시에는 현대차가 소비자가 생각하는 '피해'부분은 아니지만, 고객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시작하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옳은 길로 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대표적인 노력으로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에 차이로 차별받고 있다는 소비자의 불신을 해소할 '2015년 8월 22일 인천 송도 국산 소나타와 미국 소나타 충돌시험', 현대차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높일 수 있는 '2016년 현대모터스튜디오 오픈', 전문가와의 만남의 자리 ‘히어로(H:EAR-O) 프로그램', 고객의 의견을 반영하는 'H-옴부즈맨' 등이었다.

이런 노력들은 2017년에도 계속 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2017년 4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오픈, 'H-옴부즈맨'의 연장선인 2017년 12월 '소나타 커스텀 핏' 등은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시도이자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소비자들이 진심으로 받아드리기 위해서는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그런 부분을 고려할 때, 2016년과 2017년 '위기는 곧 기회'였던 순간들을 너무 미흡하게 처리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미숙한 대처가 현대자동차의 진심을 고객들이 오해하게 만들고, 그 동안의 노력들을 한순간에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아쉬운 사례는 2가지이다. 

첫번째는 2016년 10월 울산현대자동차 침수 피해 당시, 현대자동차는 빠르게 "침수 차량은 절대 일반 고객에게 판매되지 않을 것"이라며 "침수 차량은 엔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바로 폐기 처분하거나 사내 연구용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 다음 말이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바퀴가 반만 물에 잠기는 등 침수 정도가 경미한 차량에 대해서는 회사 내에서만 운행하는 업무용 차량으로 사용하거나 임직원에게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라고 했다.

임직원에게 할인된 가격에 판매라는 부분은 현대자동차에 다니는 사람, 곧 그들 가족에게 판매하겠다는 의미도 내포해 일반고객에게 판매하겠다는 의미와 다를 바 없는 해석이 된다. 또한, 소비자가 불안해 하는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현대자동차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어려운 대목였다.


유사한 사례로, 브랜드 명성과 가치를 올린 사례도 있다. 


2011년 태국 남부에는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당시 혼다자동차는 홍수로 인해 1055대의 차량이 침수로 판매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2016년 현대 침수차량과 비교를 하자면, 혼다 침수차량의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긴 하다.) 

당시 피해규모는 약 200억원으로 추정되고, 태국 국민과 정부에서는 침수차량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건 아닐까에 대한 의문의 눈초리를 보냈다. 



혼다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신뢰하지 못 하는 부분이 더 큰 피해라고 생각하여, 침수차량 1055대 전량을 폐기하기로 결정해 발표했다.


결정 이유는 침수차량은 수리해도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결함은 곧 혼다 브랜드의 명성과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의 신뢰가 깨지는 것이 가장 큰 위기라는 의식속에 신뢰를 지키는 것이 회사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그 후, 혼다는 전 세계 언론을 초청하여, 침수된 혼다 차량을 폐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6년이 지난 지금에도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킨 혼다, 브랜드 명성과 가치를 지키기 위한 대표적인 자동차 미디어 행사로 손꼽힌다.


두번째 아쉬운 순간은 2017년 4월 국토교통부의 현대자동차 차량 결함에 따른 자발적인 리콜 조치 거부사건이다. 

당시 현대차가 리콜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는데, 그 이유가 리콜 이유가 안전 문제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혀 파문이 커졌다.



국내 자동차업계를 볼 경우, 2013년 91.4%에 이르렀던 수입차 리콜 시정률은 2016년에는 69.2%로 무려 22.2%포인트나 급감했다. 같은 시기 국산차 리콜 시정률은 93.8%에서 74.1%로 19.7%포인트 감소하는 추세였다. 특히,  리콜 미조치율은 현대자동차가 13.3%로 가장 높았고, BMW 코리아 4.5%, 혼다 코리아 2.8%, 한국지엠 2.2% 순으로 미조치율이 높은 상태였다.

국토교통부에서도 리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상황을 현대자동차가 거부한 모양새로 국민들은 정부 조치도 거부하는 기업이자, 고객들의 안전과 직결되지는 않으나 간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반응과 공식입장을 확인하는 사례가 되었다.



자동차 업계에는 '리콜 조치는 회사에 실이 아닌 득이다'라는 말이 있다. 리콜을 통해서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소비자의 불안감을 빠르게 해소하여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질적인 사례도 존재한다. 2009년 토요타 급가속,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는 수천만 대의 자동차 리콜과 천문학적인 비용 부담을 초래했지만, 현재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자동차를 많이 판매하는 1위, 2위 브랜드로 남아 있다. 

리콜에 대한 소비자 의식은 부정적인 측면이 크나, 소비자의 안전과 피해 예방 측면에서는 기업도 소비자도 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오히려 적극적인 조치로 만의 하나 일어날 지도 모르는 일을 사전에 예방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쌓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지금의 현대자동차에 가장 필요한 자세이다.

현대자동차는 소비자가 생각하는 마음을 정확하게 읽고, 현대자동차의 진심을 꾸밈없이 보여줘야 할 시기이다. 


2017년에도 현대자동차의 진심이 소비자에게 와닿지 않았다면, 소비자의 잘못이 아닌 현대자동차의 표현이 잘못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현대자동차의 진심이 소비자에게 닿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