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렉스 Car Story
5 툴(Five-Tool) 플레이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시승기 본문
야구 용어 중에 '5툴 플레이어'라는 말이 있다. 5 툴(five-tool)이란 타격정확도(컨택능력), 타격의 파워(장타력), 수비능력, 송구능력, 주루능력(스피드)을 일컫는 말이다.
이러한 능력을 두루 갖춘 선수를 5툴 플레이어(five-tool player)라고 하며, 5툴 플레이어는 흔치 않기 때문에 귀한 선수, 뛰어난 선수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에스컬레이드는 1999년 1세대 출시 이후 디자인적 존재감과 압도적인 크기,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최고의 성능과 최첨단 옵션으로 전 세계 고객들을 만족시키고 시대적,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모델이다.
출시 20주년을 맞은 에스컬레이드의 이런 장점 때문에 '이 차는 5툴 플레이어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 지도 모르겠다. 시승하면서 느꼈던 에스컬레이드의 5툴 플레이어로의 면모를 알아본다.
에스컬레이드의 디자인은 타 브랜드 대형SUV와 차별화된 디자인을 보인다.
초대 에스컬레이드의 데뷔 때부터 20년간 모델 아이덴티티로 정착한 거대하고 품격있는 차체와 캐딜락 고유의 멋이 담긴 디자인은 에스컬레이드의 존재감을 나타낸다.
으르렁 거려야 존재감을 나타내는 모델과는 다르게 보이는 존재만으로도 에스컬레이드를 표현하고 나타낸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캐딜락 패밀리룩을 이어받아 굵은 직선라인과 큼직막한 프론트 그릴, 강인한 엠블럼이 브랜드를 알린다.
브랜드 어떤 모델보다도 전고가 높은 에스컬레이드는 프론트 그릴과 수직으로 이뤄진 LED 헤드라이트,볼륨을 강조한 프론트 펜더로 공격적이면서도 웅장한 멋을 과시한다.
측면 디자인은 역시 곧게 뻗은 직선으로 고급스러운 감성과 압도적인 크기를 연출한다. 흡사 대형SUV보다는 MPV 모델에 가까운 디자인은 굵은 선으로 에스컬레이드를 표현했다.
여기에 22인치 크기의 대형 알로이 휠 역시 에스컬레이드의 감성을 완성하는데 일조한다.
직선으로 모델을 설명한 에스컬레이드는 후면부는 통일된 스타일이지만, 매우 단순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직선적인 표현으로 '멋지다'라는 표현보다는 '와 크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특별한 부분은 큰 몸체를 부각할 수 있도록 구성된 후미등의 디자인이다. 차체 라인을 그리듯 후면부 전체를 감싸고 있는 리어램프의 디자인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명확해 보인다.
실내 디자인은 특별함보다는 공간구성과 실용성에 더 큰 신경을 썼다.
에스컬레이드라면 갖춰야 할 고급스러움을 기본으로 특별한 디자인보다는 각 시트에서 탑승자가 얼마나 편안하고 여유있게 공간을 즐길 수 있는 지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특히, 시트가 성인, 아이를 불문하고 잘 잡아주는 디자인으로 앉았을 때 소파에 앉은 듯 편안함과 뛰어난 착좌감을 준다.
소재적인 부분에서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는 우드 패널과 고성능의 보스 스피커 적용은 플래그십모델을 더욱 중후하고 멋스럽게 만든다.
특히, 캐딜락이 자랑하는 수작업 방식인 컷 앤 소운(Cut-and-sewn) 공법을 통해 천연가죽과 탄소섬유, 원목, 스웨이드 등의 고급 소재를 최적으로 조합, 프레스티지 차급에 부합하는 고급감을 연출한다.
우드패널을 더한 좌우대칭의 대시보드와 중앙의 블랙 하이그로시 센터페시아를 탑재하여 ‘듀얼콕핏’ 구성은 에스컬레이드라는 모델에 대한 자신감으로 다가오나, 운전 시 가독성은 조금 떨어져 아쉬움이 남는다.
에스컬레이드의 파워트레인은 V8 엔진의 존재감이 크다.
V8 6.2L의 엔진은 OHV 구조와 최신의 엔진 기술의 집약을 통해 최고 출력 426마력과 62.2kg.m의 토크를 낸다. 넘치는 힘으로 큰 차체를 끌고 나가는 힘과 가속력은 우수한 편이다.
여기에 새롭게 적용된 10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하고 AWD 시스템으로 출력을 전한다.
이를 통해 에스컬레이드는 강력한 가속력을 자랑하며 효율성 부분에서는 6.8km/L의 복합 연비와 각각 5.9km/L와 8.5km/L의 고속 연비를 달성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넘치는 힘을 제어해주는 제동력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대형SUV 모델로 생각하고 운전하면 제동거리가 늘어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특별한(?) 차이자 큰 차를 운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차간거리를 유지하며 운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반대로 에스컬레이드를 보게 되면, 앞 공간이 있다하더라도 끼어들기를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인 안전은 중요하니까...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거대한 체격이 익숙하지 않은 이라면 누구라도 ‘운전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파워'부분에서도 말했지만, 넘치는 힘과 큰 차체는 운전자를 압도하는 존재감만큼이나 운전에도 주의를 요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부분은 운전석에 착석하기 위해 발판을 밟고 올라갈 정도로 높은 전고를 자랑하지만, 스티어링 휠을 잡는 순간 넓은 시야과 운전에 최적화된 가시성에 부담감은 줄어든다. 시동을 걸고 스티어링 휠을 조작해보면 차에 대한 믿음과 조금은 가벼운 조작감으로 민첩하게 운전하기 쉽다는 걸 느낄 것이다.
에스컬레이드 운전의 시작은 시동을 걸고 내외부로 퍼지는 우렁찬 엔진 사운드가 에스컬레이드에 탑승했음을 알려준다. 도심에서 속도감을 느낄 수는 없지만 426마력의 출력은 대형SUV를 운전하고 있다는 걸 잊게 할 정도로 과감하면서도 뻗어나가는 힘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고속운전보다 오프로드에서 운전하면 더 재미있는 모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차체에 어울리는 강력한 마력과 토크는 비포장도로라고 하여도 부담없이 넘나들 수 있을 거 같았다.
실제로 높지 않은 산이지만 약간의 오프로드를 경험한 바 예상과 다르지 않게 운전의 재미가 배가 됨을 경험했다. 험로가 아닌 비포장도로를 거니는 정도였지만, 승차감도 나쁘지 않았고, 약간의 경사는 평지와 다를 바 없는 힘을 뽑아내 운전에 대한 부담감이 전혀 없었다.
특히, 변속감이 좋아 오르락 내리락 할때마다 힘을 줄 때 안 줄 때 자동케어되고, 낮은 RPM을 유지하며 힘을 뽑아내는 능력이 좋아 험로가 나타나도 언제든 힘을 분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 좋았다.
여기에 에스컬레이드에는 캐딜락의 자랑 중 하나인 MRC가 탑재되어있다. 이를 통해 노면에서 전해지는 충격에 대한 차체의 움직임을 더욱 안정적이고 견고하게 다듬으며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시켜 과감한 드라이빙을 가능하게 한다.
에스컬레이드에는 다양한 안전 장치가 담겨 있다. 차량 운전에 도움을 주는 ADAS 기능은 당연한 시스템이고, 개인적으로는 큰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인지하기 어려운 섬세한 조작을 가능하게 하는 안전기능들이 더 중요한 요소 같다.
에스컬레이드를 보다 섬세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로는 안전경고시트(Safty Alert Seat)와 리어카메라 미러(Rear Camera Mirror)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안전경고시트는 차의 모든 방향을 감지하는 센서가 속도, 거리 등을 계산해 근접 위험, 충돌 위험 등을 사전에 경고해 주의를 준다. 이러한 경고는 안전 경고 시트를 통해 즉각적인 시트 떨림으로 주행자에게 전달되고, 해당 기술은 캐딜락만의 특허 기술로 차량 충돌 방지 시스템과 연동돼 안전을 배가 시킨다.
큰 차를 부담스러워 하는 운전자 특히, 여성운전자에게는 시각 이상의 촉각을 자극해 안전 정보의 직관성을 높여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준다.
리어 카메라 미러는 스트리밍 비디오를 통해 기존의 Rearview mirror보다 300% 넓어진 시야를 확보해, 승객, 좌석 머리 받침 및 차체 등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해 한층 안정적인 시야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세심한 배려가 한 가지 있다. 바로 페달 조절장치이다. 차체가 크고 높은 에스컬레이드에 특별이 적용된 기능으로 브레이크 페달의 높낮이를 운전자에 맞춰 안전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 기능은 센터페시아 좌측에 위치한 조절 버튼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에스컬레이드를 선택하는 이유는 가족에게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편안하게 원하는 장소까지 가기 위함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에스컬레이드는 탑승자가 편안하고 쉽게 승하차 할 수 있는 편의성과 공간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에스컬레이드는 C-필러를 곧게 디자인해 3열 탑승객이 타고 내릴 때 보다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하고 내릴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여기에 2열 시트에 사람이 착석한 상태에서도 3열로 이동하기 넉넉한 공간배치는 에스컬레이드만의 매력이 아닐까?
다른 대형SUV의 3열은 무늬만 3열이고, 안락함이란 단어와 동떨어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내공간의 매력과 반대로 적재공간은 아쉬움이 크다. 개인적으로 적재공간을 고려했을 때에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에스컬레이드는 7인승 무늬를 쓴 5인승 SUV가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든다.
7개의 좌석 모두 탑승자가 편안하게 앉아 높은 승차감으로 만족도를 높이지만, 3열시트를 사용한다는 전제에서는 적재공간을 거의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집처럼 3명의 아이를 데리고 다녀야 할 경우, 넣어야 할 짐이 유모차를 비롯 아이 관련 용품을 넣은 가방이 2개 이상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2열과 3열 사이에 넓은 공간이 있어 가방을 넣는데 문제가 없지만, 부피가 큰 유모차나 웨건을 넣기 위해서는 3열 시트를 접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쉬운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매력적인 자동차라고 하는 모델들은 색깔과 쓰임에 맞는 성능과 편의를 제공하는 자동차를 말하는데, 그런 면에서 에스컬레이드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매력적인 5툴 플레이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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