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버스가 멈추면 주변의 모든 자동차는 운전을 멈춘다.

우리 아이들이 타고 내리는 스쿨버스는 세상 그 어떤 차보다 안전하길 바라는 게 어른들의 마음일 겁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스쿨버스를 보호하는 규정 자체가 취약하고, 이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아 안타까운 사고들이 발생하곤 했습니다. 최근 가장 충격적인 스쿨버스 사고는 무더운 여름에 어린이집 차량안에 갇힌 아이가 있다는 걸 운전기사, 지도교사가 확인없이 내려 위중한 상황에 이르기도 했죠.

해외에서는 스쿨버스 관련 규정이 매우 엄격하고, 그 관리체계도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영국에서는 스쿨버스 크기에 따라 감시 카메라 6~8대를 설치해 스쿨버스 내부를 사각지대 없이 감시하고 녹화합니다. 또 보호자들이 스쿨버스 운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스쿨버스에 위치정보시스템(GPS)을 달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합니다.

스쿨버스에 아이들이 오르내릴 시에는 운전이 금지되어 있으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탑승이 완료되어야만 운전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스쿨버스가 정차 시에는 도로 위의 모든 차량이 멈춰야 하는 규정을 시행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정차해 있는 스쿨버스를 다른 차량들이 추월하는 것은 미국 등 교통 선진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며, 이를 위반시에는 스쿨버스 법(School Bus Law)에 따라 강력한 처벌을 받습니다. 

일예로, 조지아주에서는 도로에서 정지한 스쿨버스를 마주친 차량이 일단 정지하지 않으면 1000달러(약 110만원) 이하의 벌금과 벌점 6점이 부과되며, 캘리포니아의 경우 벌금과 함께 운전면허를 1년간 정지합니다. 위 사항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야 하며, 대통령이 탄 의전차량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리고, 미국의 스쿨버스는 군용 장갑차와 동일한 소재로 만들어져, 도로 위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라고 합니다. 법적으로 버스가 전복될 경우, 학생들이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강화된 철(Reinforced steel) 소재로 스쿨버스를 제작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비상문과 비상 창문을 탑재해야 하고, 사고가 났을 경우 화재를 방지하기 위한 특수 연료탱크 등을 장착해야 하는 등 스쿨버스에 탑승하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은 무척 세세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한 때, 온라인에서 '조커가 스쿨버스로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라는 글과 이미지가 이슈가 되기도 했죠.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는 악당 조커 일당이 스쿨버스로 은행 문을 뚫고 들어갑니다. 엄청난 규모의 은행으로 돌진한 스쿨버스는 멀쩡하나 은행 문은 무참히 뚫려 버리는 장면을 빗댄 말입니다.

해외의 다양한 사례와 규정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스쿨버스 법규와 스쿨버스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많이 부족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도로교통법에는 스쿨버스 정차 시, 아이가 내린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차량 왼쪽의 정지(STOP) 표지판을 옆으로 펴고, 비상등으로 주위에 알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우리 아이가 타고 다니는 스쿨버스와 우리 아이들이 지나다니는 스쿨존. 

우리가 우리 아이들을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