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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폭력 우리나라만의 문제일까? 보복운전의 다른 이름 '테일게이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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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폭력 우리나라만의 문제일까? 보복운전의 다른 이름 '테일게이팅'

D.EdiTor 2017. 5. 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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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난폭운전, 보복운전, 자동차폭력에 대한 뉴스를 자주 접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운전자 1천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우리나라 운전자 40%가 보복운전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현상으로 자리잡는 건 아닌 지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이런 '자동차 폭력' 문제는 우리 사회만의 문제인 지 다른 나라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 지 찾아보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테일게이트(tailgate)족'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는데, 테일게이트의 순수한 의미는 스테이션 왜건(station wagon)이나 SUV(Sport Utility Vehicle) 등의 뒷문을 말한다. 이 용어가 자동차 일상용어로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며 '테일게이트족'은 나쁜 무리를 말한다.




부정적인 의미의 테일게이트는 보통 3가지 의미로 쓰인다.

첫째, 앞차를 바짝 뒤쫓아 운전하는 걸 테일게이팅(tailgating), 그런 운전자를 테일게이터(tailgater)라고 부르며 안전을 위협하는 사람을 뜻한다. 둘째, 출입제한 구역에 허가 없이 앞차나 앞사람을 따라 그냥 묻어 들어가는 걸 테일게이팅이라고 한다. 그래서 출입제한구역 입구에 ‘NO TAILGATING’이라고 써 붙여놓기도 한다. 셋째, 자동차 뒷문을 열어놓고 음식과 술을 차려놓고 벌이는 파티를 테일게이트 파티(tailgate party)라고 하며 테일게이트 피크닉(tailgate picnic)이라고도 하는데 정해지지 않은 곳에서 파티를 하는 무리를 의미한다.




테일게이트 파티는 처음부터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 것은 아니다. 테일게이트 파티족은 수많은 운동 경기장 주차장에서 시합전후에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함께 응원하기도 하고, 경기장 안에서 술값이 비싸고 음주가 안되는 연령대가 있기 때문에 경기장 밖에서 음료를 마시면서 오디오의 음악에 맞춰 춤과 노래를 하는 일종의 파티문화였다. 하지만, 이게 유행하면서 정작 운동경기엔 관심이 없고 테일게이트 파티를 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졌다.(사회현상과 같이 테일게이트 파티가 유행하며, 테일게이트 파티용 음식 개발과 즐길 수 있는 놀이도 발달하기도 했다.)


테일게이트의 가장 부정적인 의미는 첫번째 의미인 앞차를 바짝 뒤쫓아 운전하는 테일게일팅이다. 테일게일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로드 레이지(Road Rage)'라는 용어와 함께 도로의 난폭자로 불리게 되었다. 미국에서 앞차의 뒤를 추돌하는 사고의 3분의 1이 테일게이팅에 의한 사고라고 하니 그 심각성으로 사람들이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다. 


  


로드 레이지는 이른바 ‘공격적 운전(aggressive driving)’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1995년~2000년까지 로드 레이지로 인한 운전자들끼리의 싸움으로 사망한 사람은 218명이나 되었으며, 로드 레이지로 인한 심각한 교통사고는 매년 1200건 이상 보고되고 있다.

이런 문제의 근본 원인은 미국인들의 자동차 이용률이 높은 점에서 나온다고 분석하고 있다. 1983년에서 1990년까지 자동차 운행 거리는 40퍼센트 이상 급증했으며, 1990년 이후 모든 여행자들의 87퍼센트는 자동차를 이용해 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현재 출퇴근 차량의 70퍼센트 이상은 나홀로 차량으로 교통체증이 증가하며 로드 레이지도 늘어났다고 분석하고 있었다. 

로드 레이지의 주요 표출 양상은 ①갑작스러운 가속, 정지, 테일게이팅 등의 공격적인 운전, ②달리는 차 앞으로 매우 위험한 방식으로 끼어들거나 다른 차량의 고속도로 진입 또는 차선 변경을 방해하는 행위, ③전조등 등으로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기, ④고함을 지르거나 난폭한 보디랭귀지를 보여주기, ⑤다른 차량과의 의도적인 충돌 유발, ⑥다른 차량에 돌이나 기타 물건 던지기, ⑦다른 차량에 총기 발사 등이다.



위의 표출양상은 국내에서도 자주 발생하는 자동차 폭력 사례로 국내에서도 더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2016년 1월 1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통해 보복운전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며, 최대 3년 6개월까지 징역형을 선고하지만 보복운전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구데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근다'라는 표현처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자동차 운행을 강압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자동차 폭력을 줄이기 위한 자동차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나' 중심의 운전습관에서 '우리'가 함께 하는 운전습관이 필요하리라 보인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은 테일게이트족을 분석하고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자동차라는 양날의 검을 사용해야 하는 우리가 되새겨야 해봐야 할 내용이다.

"테일게이트족을 넘어선 로드 레이지는 자동차의 닫힌 창문과 잠긴 문 안의 공간이라는 특수한 환경이 만든 괴물이다. 운전자는 자신의 자동차를 인격화하여 자신과 동질화하고, 자동차로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얼굴이 보이지 않는 익명성 속에서 얼굴을 맞대고서는 꿈도 못 꿀 자신들의 공격성과 적대감을 운전대 뒤에서 발산하는 건 아닌 지 되돌아봐야 한다."